김정기의 글동네/시

산들바람 / 윤영지

서 량 2013. 4. 30. 11:10


산들바람

 

                                 윤영지

 

 

이제는 어른이 되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아들들아

자주 얼굴을 대하지 못할지라도 이 어미 산들바람 되어

너희들의 송골땀 맺힌 이마를 식혀주련다

 

개나리 동산 반 백 년 넘도록 지내오신 한 동네

한옥 팔고 언덕 너머 콘크리트 아파트로 이사가신 부모님

자주 뵙지 못해 늘 송구스런 이 막내딸 산들바람 되어

늘 답답하신 가슴을 쓸어드리렵니다

 

감나무 꽃 능금나무 꽃, 하양 분홍 넘쳐나던 안마당을 벗어나

빌딩 숲, Freedom Tower 다시 우뚝 선 뉴욕에 잔뿌리 내리고

재촉하는 발길 팍팍한 가슴 속에 쉬어가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김정기의 글동네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는 아침 / 윤영지  (0) 2013.06.13
써니 싸이드* / 임의숙  (0) 2013.06.12
Dream Catcher / 윤영지  (0) 2013.04.28
축제 / 최양숙  (0) 2013.04.27
나의 왼쪽 / 윤지영  (0) 201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