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4 풍경
송 진
빵 부스러기를 향하여 몰려든 개미떼처럼
전리품을 챙긴 경계가
가든스테이트 프라자를 차곡차곡 허문다
거북이보다 서러운 상주 없는 행렬
모텔 이름으로 제 격일
낙원동 떡집 같은 리버사이드
신기루인 듯 낯선 한 무리 갈대밭은
탁한 물줄기에 혼란을 한 겹 덧씌울 뿐
곁눈질해 훔쳐보는 오버펙 골프장
언제나 갈 수 있어도 언제나 갈 수 없는 곳
덫을 빠져 나가지 못한 채 순교를 각오하는 일탈
아! 겨울이라는 안도감, 휴식
진화의 꼭지점 조지와싱턴 브리지
모든 길을 풀어내고 오므리는 국수틀 앞에
죄인들 숨가삐 달려와 자복한다
다시는 이 길 돌아오지 않도록
제발 잘 빚어진 반죽으로 거듭나게 해달라고
복채까지 디밀며
하강하며 소멸하는 파편들이
하얀 고물 되어 골고루 뿌려진다
너무 뒤엉켜 곪지 말라고
다락방에서 신음하는 사랑 행여 발효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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