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소식 / 송 진

서 량 2013. 1. 22. 03:54

소식

 

                   송 진

 

 

한 층 내려앉은 잿빛 허공이

곰삭은 낙엽 향에 휘말려 허물어져 내리면

천지 가득히 부려지는 나그네들

 

주인에게 버림받고

먹잇감을 찾아 방황하는 검은 고양이

어리둥절하여 올려다본다

 

빗줄기가 지나친 추녀 밑 그늘도, 

TGIF*에 달뜬 가슴도, 잠시 설레게 하다가

스쳐 가는 바람인 듯

하수구 속으로 사라지는 허망

 

더딘 시간의 그림자 속에 후회는 곰팡이처럼 번식하고

호명 받지 못한 영혼은 서둘러 떠나가고

 

무늬로 박힌 돌 하나

이끼 속에 스며들 햇살은

아직도 구름의 층위에서 헤매는데

 

돌고래 한 마리 솟구쳐 올라 하늘을 열면

어렴풋이 번지는 푸른 기미는

 

 

*Thanks God It’s Friday의 머리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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