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무저항의 노화(老化) / 윤영지

서 량 2012. 9. 18. 05:29

           

 

            

 

무저항의 노화(老化)

 

                          윤영지

 

 

시간의 조각들이 물살을 타고 흐르며

두개골 안에 견고한 벽돌이 쌓여나간다

하나 둘

타협의 여지는 자리를 잃어가고

철통같은 성벽 안에

한 때는 푸르렀던 기개와 꿈들을 담아보지만

 오랜 동안 홀로 짊어져온 무게에

바스러져가는 중추

진액 다 내어주고

숭굴숭굴 뚫려버린 마디 마디

그래도 더 내어주려 벌리는 손

한 쪽으로는 담장이 점점 올라가고

또 한 쪽으로는 담장이 점점 허물어진다.

 

 

201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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