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항의 노화(老化)
윤영지
시간의 조각들이 물살을 타고 흐르며
두개골 안에 견고한 벽돌이 쌓여나간다
하나 둘
타협의 여지는 자리를 잃어가고
철통같은 성벽 안에
한 때는 푸르렀던 기개와 꿈들을 담아보지만
그 오랜 동안 홀로 짊어져온 무게에
바스러져가는 중추
진액 다 내어주고
숭굴숭굴 뚫려버린 마디 마디
그래도 더 내어주려 벌리는 손
한 쪽으로는 담장이 점점 올라가고
또 한 쪽으로는 담장이 점점 허물어진다.
201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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