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
송 진
정 조준하여 너를 쏜다
두 눈을 감은 채
어디를 맞아도 명중하는 절망은
천 년이 지나도 전설로 쌓이고
격발된 감정의 파편들은 침묵으로 승화되어
가슴 속 동공에 서리었다가
모멸의 순간, 일그러지는 내 모습을 고향처럼 감싸기도
그림자일 뿐이라고
반성하라고
오랜 시간의 중력을 감당치 못해
그 잔해마저 풍화되어 갈대밭에 섞였으나
남은 자국은 다시 검버섯으로 환히 피어 오르는
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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