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과녁 / 송 진

서 량 2012. 7. 5. 22:52

           


과녁

 

                                 송 진

 

 

정 조준하여 너를 쏜다

두 눈을 감은 채

어디를 맞아도 명중하는 절망은

천 년이 지나도 전설로 쌓이고

 

격발된 감정의 파편들은 침묵으로 승화되어

가슴 속 동공에 서리었다가

모멸의 순간, 일그러지는 내 모습을 고향처럼 감싸기도

그림자일 뿐이라고

반성하라고

 

오랜 시간의 중력을 감당치 못해

그 잔해마저 풍화되어 갈대밭에 섞였으나

남은 자국은 다시 검버섯으로 환히 피어 오르는

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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