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민들레 꽃 배달부 / 윤영지

서 량 2012. 5. 10. 06:42

 

민들레 꽃 배달부

 

                                    윤영지

 

 

반짝이는 검은 피부, 어깨까지 내려오는 빠글머리

촘촘히 땋아주던 엄마가 떠나간지 벌써 두 해 반

정부 보조로 간암 말기 수술 받고 투병하던 중에도

그저 멀뚱멀뚱 엄마만 쳐다보고 있었을 그 아이

 

열아홉의 나이에, 초등학생 체격, 유치원생의 지능

그래도 Foster Care Home으로 보내지지는 않았지만

남은 형제 둘과 버겁게, 버겁게 하루를 이어간다

이제는 빡빡 밀어버린 머리에 건조해진 피부

학교에 오늘 날이 아침과 점심을 제대로 먹는 날

 

남은 점심 시간이면 어김없이 마당에 나가

정성스레 따 모으는 민들레 꽃 한 줌

하얀 치아 드러내고 웃으며 여학생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준다 민들레 꽃씨까지

 

며칠 후면 다가오는 Mother's Day

외로운 눈망울이 커지며 떠오르는 민들레

꽃씨가 바람 타고 너울너울 올라간다

저어 하늘 끝까지...

 

* Foster Care - 양자(고아 등)의 양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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