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접는 봄
임의숙
젖는다는 것은 처음을 기억하지만 돌에 스미는
물의 기복이 심한 날에는 우리 난파선을 탄다
회색의 하늘에 붉은 장미를 접으려다 목련을 걸어놓은 아침
접힌 선 하나에 줄 하나를 그으면 나비입니다
네모에서 세모로 변형된 감정은 반 쪽을 잃은 걸까요
접힌 나비의 날개처럼, 버릇이래요 줄줄이 뽑아 올리는 건
소리 없이 울어본 티슈 방울들은 유연합니다
금새 마른 스텝으로 춤을 춥니다
오늘의 운세를 믿으세요 북서에서 불어 온다는 기압골의
빨강과 파랑이 부딪혀 터진 빗방울은 감정입니다
띠 자리마다 누구의 감정 일까요
연못에 벌써 개구리를 접어 넣어 둔
구름 바늘이 직직 긁고 있는 음악을 듣고 있나요
개구리는 왜 울까요 4 시에서 8 시 사이의 고민처럼
리듬의 숨 구멍마다 훔쳐본 눈동자들이 미끄럽습니다만
깨어날 그들을 내일이라 부르겠습니다
블루제이 한 마리 날려 보내고 연못에 띄울 배 한 척 접는 당신.
'김정기의 글동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동 / 전애자 (0) | 2012.04.10 |
---|---|
Death Valley / 송 진 (0) | 2012.04.08 |
봄이다 / 황재광 (0) | 2012.03.15 |
위험한 겨울 / 송 진 (0) | 2012.03.06 |
여자의 계절 / 임의숙 (0) | 2012.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