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모정
윤영지
겨울의 끝 바람이 마른 나뭇가지를 훑고 들어와
마음 한 켠에 휑하니 굴렁쇠를 굴린다
덜컹거릴 때마다 흠칫 놀라는 새가슴
안쓰러움이 밀려들어와 여울을 만들고
굳이 안 해도 될 허드렛 일 붙들고 씨름하다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벌써 세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허기진 열기만큼이나 혹독한 겨울 산간
스물 네 시간 곤두서는 말초신경
추위가 풀리면 터번 둘러 썬 탈레반은 또
광기 어린 싸움의 시작을 선포한다지
흙 알갱이 뚫고 나오던 알뿌리 싹들이
겨울 비에 움찔, 바들거리며 떨고 있네
그래도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얼음 비에 떨고 있는 새 순에서
연단되고 있는 너의 소망을 본다
땅 속에서 열심히 박동치는
너의 젊음을 듣는다.
201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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