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의 언어
최양숙
지난 계절
이른 새벽의 햇살을 변주하던
새들의 사랑은
생수가 흐르는 강물처럼
하루를 풀어놓았었지
지금은 어디에서
침묵의 둥지를 틀고 있을까
잎을 벗어놓은 겨울나무 끝
마른 열매처럼 매달린
둥지는 색깔을 잃고
온기를 나누어줄 이는
자신의 체온뿐인
그래도
이 계절의 냉기를 이겨내는
사랑은 깃털 안에서 보듬어져
생의 열정
위로와 희망은
봄의 뜨거운 산란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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