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고등어를 위한 심각한 고민

서 량 2011. 12. 29. 20:49

 

고등어는 연상작용 안에서만 온전하게 고등어입니다

고등어는 눈의 결정체처럼 생김새가 천차만별입니다

고등어를 토막 내서 간을 잘 맞춰 잡숫고 싶으세요?

고등어 중에서도 교과서에 나온 명품고등어만을요?

 

고등어에 대한 발상은 누구나 어디까지나 자유입니다

고등어를 함부로 노래한 시인이 검찰에 입건됐다고요

고등어를 주제로 삼은 개똥철학을 정중히 사절합니다

고등어는 아무리 뜯어봐도 발칙한 생각의 굴곡입니다

 

고등어는 애절한 사랑을 위한 광대무변한 도구라고요

고등어가 입을 벌리고 어시장에 줄줄이 누워있습니다

고등어를 앉은 자리에서 쉽사리 논평하지 않겠습니다

고등어는 엄청난 고마움에 듬뿍 취한 미디엄이라고요

 

 

© 서 량 201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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