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어기적어기적
걸어 다녔어요
펭귄인지 땡볕 아래 눈부셔하는 도마뱀인지
분명치 않았어, 도무지
새들이 어기적어기적
걸어갈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지만 그건
다 쓸데 없는 호기심이었어요
새들이 모래사장 물결무늬 위에만
알뜰살뜰한 표피를 떨어뜨리는 줄로 알았더니
서재 아래 차고 앞 아스팔트에도 글쎄
사랑의 불씨를 남기는 거에요
새들이 어기적어기적 걸어 다녔다는 증거,
그들 발자국 위로 반나절 동안
비가 내렸어, 살금살금
새들의 깃털 냄새를 말끔히 지우면서
그 어떤 상큼한 펭귄이나 도마뱀의 전기현상도
살아남지 않도록
© 서 량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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