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무대 매너

서 량 2011. 12. 14. 20:56

 

몸이 미끈한 여자가

롱 드레스를 입고 노래한다

피아노 반주자의 손톱이 깨진다

헐벗은 겨울 나무들이 "나는 가수다"

과감하게 응모 했대

콧노래가 절로 나오네요

상체를 흔들어 봐 박자에 맞춰서

경박하게, 사소한 이유로 금방

방글방글 웃는 당신

얼굴을 찌푸려 봐 오래 동안,

노래는 처절할 수록 좋아요 숨이 콱

막히도록, 험준한 산등성만큼 높은 음정이 좋아요  

젊은이들 여럿이 무대 위에서

검은 중절모를 눌러쓰고

단체로 행동하네 얼어붙은

폭포처럼 깊이 고개 숙여

발끝을 응시하네

 

 

© 서 량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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