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자
송 진
뒤뜰의 단풍나무 한없이 고마웠지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서슬이 퍼런 날을 들이대는 서향의 횡포를
슬쩍 데쳐낸 파무침처럼 거세시키고
가을이면 천국의 낌새까지 엿보게 해주니.
수정 같은 추억들이 가지마다 부풀어 오르는 겨울이면
각진 마음의 모서리에도 고드름이 열리고
어느 날 태풍 불어와 밑동째 거두어 가니
휑한 자리 시리긴 해도 오히려 마음은 편하더군
때 되면 허물어져 내리던 각질들이며
끝내는 부머랭이 되어 찌르고 말던 고드름도 함께 사라지고
빛과 타협한 그림자는
빛에 길들고 나면 안 보이겠지
-- You Tube에 오른 최성봉씨에 관한 감동적인 동영상(Korea's Got Talent)를 보고
'김정기의 글동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염 / 조성자 (0) | 2011.07.23 |
---|---|
잠식(蠶食) / 윤영지 (0) | 2011.07.19 |
Care Package / 윤영지 (0) | 2011.06.25 |
나를 노래하고 싶다 / 황재광 (0) | 2011.06.23 |
유월의 시 / 임의숙 (0) | 2011.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