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나를 노래하고 싶다 / 황재광

서 량 2011. 6. 23. 15:47

 

나를 노래하고 싶다

 

                              황재광

 

 

나는
나를 위해 노래하고 싶다 *
그대가 나를 노래하기를 바라는 어리석음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대는 그대를 노래하고
나는 나의 노래를 찾아

그대를 떠나야 한다.

풀잎처럼 가랑잎처럼 
그대가 숨어있는 바다와 들판  서성거리며

나는
나를 기리고 싶다
찬양하고 싶다

그대들을 잊어버릴 수 있다면
그것은 쉬운 일
그러나
그대가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는 곳엔 그대가 없으니

귓전을 때리는 저 은빛 소낙비의 
주인 없는 기립 박수소리
그대가 내가 되고
내가 그대가 되면
누구를 위한 노래를 불러야 하는가 

나는 이제
나를 노래하고 싶다

그대가

내 안에서 

춤추고 기뻐 할 때 까지

 

 

* Walt Whitman (1819 – 1892) :19세기 대표적 미국 시인. 그의 시집   Leaves of Grass(풀잎)"에 포함된 대표적 장시 "A Song of Myself"(나의 노래) 를 참조했음.

'김정기의 글동네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그림자 / 송 진  (0) 2011.06.26
Care Package / 윤영지  (0) 2011.06.25
유월의 시 / 임의숙  (0) 2011.06.14
6월의 가로수 / 최양숙  (0) 2011.06.03
메테오라 / 송 진  (0) 2011.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