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수필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 최덕희

서 량 2011. 5. 19. 18:50

 엄마를 잃은 처음 맞는 마더스데이 !

 엄마, 우리 자매를 부탁해신경숙작가의 소설 엄마와 잃었다는 개념은 다르지만 친정엄마를 잃고나서 존재감은 더욱 밀물같이 밀려왔다. 엄마가 곁에서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느낌. 언제부터였던가? 가족모임을 가질 때마다 우리는 엄마가 살아계시니까 모이지 엄마마저 가시면 이렇게 자주 모이지 못할거야.” 하고 입버릇처럼 다들 말했었다.

 엄마는 우리 자매를 더욱 결속력있게 묶어놓고 가셨다. “엄마도 계신데 우리끼리라도 모여야지!”

 엄마의 병간호로 인해 남짓 언니네 집에 가있는 동안 우리 자매는 전에 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격 차이로 대화가 없다보니 서로 많은 부분 오해를 하고 지냈던 것도 알았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냉정하다고 생각했었던 언니의 인정에 약하고 배려 깊은 면도 보았다.

 언니는 동생들 일에 전보다 더욱 신경을 많이 써서 챙겨준다.

  장남 장녀는 하늘이 낸다더니 과연 그릇부터가 다르다. 그래서 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도 있나보다. 언니에게 농담처럼 이번 마더스데이에 엄마 대신 카네이션 달아 줄게.”하고 웃었다.

그리고 나는 하얀 카네이션을 달아야겠지!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의 안나 자아비스가 어머니와 둘이 살다가 돌아가신 , 생전에 효도하지 못한것을 후회하며 하얀카네이션을 달았다.

 안나는 어머니의 유산을 기금으로 년에 하루라도 어머니를 기하는 날을 갖고자하여  국회에 탄원했다. 7 윌슨대통령 취임식 당시 아메리카 국회가 1914 5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했다. 후부터 적어도 년에 하루만큼은 빨간 카네이션을 가슴에 훈장마냥 달고 단체관광을 즐기는 어머니들의 자랑스런 웃음을 보게 되었다.

 엄마를 부탁해영문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서 신경숙 작가의 인상은 그의 작품 만큼이나 소박하다는 것이었다. 427 강연회에서도 동네어귀에서 매일 마주치는 이웃집 언니같이 친근감있게 우리 앞에 섰다. 출판기념회 입으려고 예쁜 옷을 샀는데 어딘지 모르게 편하지가 않아서 입던 옷으로 갈아입었다고 한다. 아무렇게나 벗어 놓았다가 필요할 걸치는 입던 옷처럼 편하고 그저 그렇게 언제나 있던 자리에 있으려니하고 잊고있던 엄마의 존재감.

  엄마를 부탁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 수있는 소재를 다양한 각도로 재구성해서 수있게 설정되었다. 엄마도 누군가에게는 딸이었고 언니, 누나, 동생, 친구라는관계의 복잡성.

  소설은 주인공은 엄마만이 아니다. 엄마를 둘러 가족들의 입장이 드러나고있다.

  엄마가 자신의 엄마 무릎을 베면서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하며 환상속에서 등장한다. 소설의 뒷배경에는 수많은 엄마들의 속사정이 드러난다.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엄마를 보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오며 엄마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타인에 대한사랑, 서로가 서로에게 엄마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세계에 살고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잃어버린 엄마가 현실세계로 돌아올 각자 모성을 나누어 갖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작품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잃어버린 엄마를 찾으려다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게 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바쁘게 살다보니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소중한 무엇이 결국은 자기 안에 있었던 것이다. 소설은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엄마를 찾느냐 찾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엄마는 지금 하고 계실까하는 생각이 엄마를 찾은 것이다. 탁자 위에 놓인 엄마의 사진을 바라본다. 육신의 고통을 벗고 환하게 웃고계신 얼굴... 엄마는 가셨어도 우리 속에 영원히 살아계심을 느낀다. 엄마의 모습 위에 엄마를 닮은 모습이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