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자연사 박물관 / 조성자

서 량 2011. 2. 27. 20:57

 

자연사 박물관

 

 

                                    조성자

 


공룡의 뼈는 거대 환상을 지닌 미래의 증언


겨울 볕 굽은 등허리 펴는 열 시

한 무리의 아이들이

쥬라기 공원의 평화 혹은 공포를 기억하는

공룡의 뼈 앞에 모여 전멸했으므로 후광이 큰

족속들을 기리며 환호하고 있다


아이들이 출항시킨 상상의 배에서 아기공룡은 낙원으로 들고

아이들이 자라나는 동안 뼈에는 살이 붙어

무한증식의 후대가 되어 어느 가문의 적자가 될 것인데


모든 족속의 영광은 길이 남는 것


自然史가 다 自然死는 아니어서 뼈들 중에는

옹이 맺힌 것도 있을 것인데

자연사처럼 비겁한 게 있냐는 듯

영구보존 되는 뼈들은 뼈에 뼈가 박혀

서로를 찌르기도 하며 푸르게 타오르던

발광체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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