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박물관
조성자
공룡의 뼈는 거대 환상을 지닌 미래의 증언
겨울 볕 굽은 등허리 펴는 열 시
한 무리의 아이들이
쥬라기 공원의 평화 혹은 공포를 기억하는
공룡의 뼈 앞에 모여 전멸했으므로 후광이 큰
족속들을 기리며 환호하고 있다
아이들이 출항시킨 상상의 배에서 아기공룡은 낙원으로 들고
아이들이 자라나는 동안 뼈에는 살이 붙어
무한증식의 후대가 되어 어느 가문의 적자가 될 것인데
모든 족속의 영광은 길이 남는 것
自然史가 다 自然死는 아니어서 뼈들 중에는
옹이 맺힌 것도 있을 것인데
자연사처럼 비겁한 게 있냐는 듯
영구보존 되는 뼈들은 뼈에 뼈가 박혀
서로를 찌르기도 하며 푸르게 타오르던
발광체는 아닌지
'김정기의 글동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월의 몽상 / 임의숙 (0) | 2011.03.07 |
---|---|
낮게만 흐르다가 / 송진 (0) | 2011.03.01 |
캐멀은 상주이다 / 임의숙 (0) | 2011.02.26 |
장미를 말리다 / 최양숙 (0) | 2011.02.21 |
겨울 달 / 임의숙 (0) | 2011.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