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겨울 달 / 임의숙

서 량 2011. 2. 18. 13:03

 

겨울 달

 

               임의숙

 

 

거인인 당신은 달이였다

외눈박이 달이였다

동공속 분화구 진주알, 노란빛

모래알 같은 사람들 품어

눈자위 구름은 절망을 지웠다 희망을 썼다

깨져 나온 별똥별 부스러기 모아

노을의 계단으로 펼쳐진 선홍의 아픔들  

새벽녘 비너스의 유리성으로 향하기도 했다

거인인 당신은 자꾸만, 자꾸만 작아져 기뻐했다

비워져야 다시 채울 수 있다고

하현달 지긋이 감았다 놓았다 

들어나는 나무의 갈비뼈 윤곽에

나의 살가죽은 자꾸만 부풀어 올라

풍선처럼 날아 다니는 밤

하얀 독백의 말씀들

차거운 어둠 위 온기로 닿는다

거인인 당신은 

외눈박이 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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