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란 허깨비가
윤영지
목 뒤에 찰싹 들러붙어 흡혈귀 이빨을 콱 들이박고
조여대고 있지. 으으윽 뻐근해, 이리저리 제껴보아도
박쥐 발톱으로 꽉 움켜잡고 놓지를 않는 거야, 허어-
이거 참… 진공청소기 호스로 빨아들이듯 두 눈알도
뻑뻑하니 뒤로 마구 잡아당겨지는거야 글쎄. 두근두근
심장 박동은 방망이 두들겨대며 점점 빨라지고, 후우-
큰 숨 한 번 내어쉬면 나아질라나싶어 오른손 들어 왼쪽
가슴팍 위에 올려보지만, 이 꽁꽁 언 겨울 벌판에 칭칭
겹겹으로 둘러감고 꽹과리 나팔 깨져라 요란벅적 울려
대며 셀 수도 없는 허깨비들이 인해전술로 몰려드는거야
식인개미떼들이 벌판을 다 초토화시키고 밤의 담장을 덥
석 넘어 나의 숨 졸이던 새벽도 단숨에 먹어치운거지.
그 망할 놈의 허깨비란 놈들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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