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새벽을 맞이한 늙은 소나무
윤영지
한밤 중 내내 덮인 순백의 노송
잠시 내민 아침 햇살에 눈보라가 휘감겨 내린다
하얀 치장에 가리워진 지난 세월의 상채기
수액 잃은 세포들이 바스라져 날리운다
지난 폭설에 떨구어진 팔 하나
폭풍우에 떨구어진 다른 팔 하나
뚝 뚝 잘라주어도
아픈 내색 속으로 삼켜내고
몸통 하나 지켜내며 그래도 남은 가슴 벌려
인자한 웃음 짓고 있는 버팀목,
바라만 보아도 가슴 아려지는 순백의 노송.
2011. 1. 12
'김정기의 글동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의 시트론 / 조성자 (0) | 2011.01.24 |
---|---|
" 나, 여기 있어요! " / 전애자 (0) | 2011.01.24 |
낮게 흐르는 혈압 외 1편 / 한혜영 (0) | 2011.01.07 |
봄은 아직 멀었는데 / 전애자 (0) | 2011.01.04 |
소리의 의자 / 조성자 (0) | 2010.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