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의자
조성자
음표는 소요하는 소리들을 붙들어 앉힌다
그 자리에 가만 앉아 있거라 다독인다
제 길을 자꾸 잃어버리는 음들을
도의 의자에
레의 의자에
미의 의자에 앉히고
숨돌려 돌아보면 하모니가 되어
소리의 산성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대의 자리가 갑갑한가?
인연의 사슬에 발목잡혔다 생각되는가?
그대 처해 있는 곳을 음표라 생각하라
그 막막한 상황을 잘 견딜수록
어우러져 붉게 퍼지는 선율이 되기도 할터이니
달아나고 싶은
낮고 차가운 자리에 볼모잡혀
이 한 해도 꿈쩍 않고 지나왔다
그대도 나도 한 곡조 뽑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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