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소리의 의자 / 조성자

서 량 2010. 12. 31. 06:51

 

소리의 의자

 

                       조성자

 

음표는 소요하는 소리들을 붙들어 앉힌다

그 자리에 가만 앉아 있거라 다독인다

제 길을 자꾸 잃어버리는 음들을

도의 의자에

레의 의자에

미의 의자에 앉히고

숨돌려 돌아보면 하모니가 되어

소리의 산성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대의 자리가 갑갑한가?

인연의 사슬에 발목잡혔다 생각되는가?

그대 처해 있는 곳을 음표라 생각하라

그 막막한 상황을 잘 견딜수록

어우러져 붉게 퍼지는 선율이 되기도 할터이니

 

달아나고 싶은

낮고 차가운 자리에 볼모잡혀

이 한 해도 꿈쩍 않고 지나왔다

그대도 나도 한 곡조 뽑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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