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개비 집
김종란
내 손안에 드는 집
눈이 내린다
몇 송이 눈에 휘청인다
새끼 손가락으로 대들보를 받쳐준다
무너지더라도 눈이 펑펑 내렸으면
협궤열차가 달려와 눈의 마을에서 조그많고 반질반질한
탁자위로 달려와 미끄러질 듯 덜컹거리며 멈춘다
기다림의 집
모든 작은 것은 서로를 떠받치며
균형을 잃어 밀리며 뒤로 벌러덩 자빠져도
소리가 없다
눈이 속마음에서부터 펑펑 쏟아져 눈사태를 이루면
창문의 얼룩을 손끝으로 살짝 밀어 본다
폭설의 집
무너져 내리며 부딪히며 잠시 나르기도 하는 집
가벼웁고 쉬이 사라지는 눈이 내리면
폭설이 내리면
불의 기호들이 모여 춤추는 집
눈 속에 파묻혀도
뜨거운 집
© 김종란 201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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