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인터뷰
김정기
내 몸에 꽃이 피다니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구나
시간에 앉은 흠집이 언제부터
싹터서 꽃이 되었고
소리칠 때마다 자라고 있었구나.
꽃잎, 한 겹씩 벗겨내서 말 걸어보자
이제 보니 너는 꽃이 아니었구나.
타관의 골목길을 돌고 돌아 나에게 안겨와
언제나 비로 다가와 눈물이 되었지
반짝이는 것들을 향해 들어설 때
새벽잠 깨어 뒤척일 때
찔러대던 가시가 꽃이 되다니
시만이 살길이라고 달려온 길 모퉁이에서
세상과 잡은 손을 놓고 말았지.
언제나 불씨를 갖은 꽃은
떠나가는 계절은 떠나 보내며
그래도 너는 모두 거두어들인 들판에
말없이 나에게 와서 어깨를 기대는구나.
꽃의 입김이 따스한 것도 이제 알겠구나.
© 김정기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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