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뜬 달
윤영지
이른 아침 출근 길
갓 잠 깬 나무들 위, 연회청빛 하늘에
선명히 자리잡은 마알간 동그라미
아, 보름이 엊그제였지. 그래도
아침에 뜬 달치고는 너무 확실히 동그랗잖아
지난 숱한 날들도 구름 뒤에, 어둠 속에,
그리고 저 앞에 항상 있어왔건만
일 분 일 초에 쫓기는 닫힌 마음은
따스히 내려다보고 있는 시선을 지나쳤겠지
북서쪽으로 올라가는 출근 길
앞에는 새벽달이, 뒤에는 아침해가
말없이 바라보며 지켜주고 있었던 거야
제대로 챙겨드리지도 못하는데
늘상 자애로운 눈빛으로 감싸주는
늙은 아비, 어미의 마음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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