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사이의 유대감에 대하여 생각한다. 당신과 내가 영원히 밀착한 체위로 존속할 수 없다는 축복이 새롭기만 하다. 우리들의 자유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없지만 자유는 그래도 얼마 만큼의 공허를 필수로 하는 것 같아. 새 한 마리가 가을 가슴팍을 꿰뚫고 날아간다. 나도 그와 어울려 줄기찬 바람을 쪼개며 기꺼이 동참할까나. 나와 새의 간격이 아득하다. 그와 아프게 날개뼈를 비비지 못하고 매끄러운 등허리를 부드러이 쓰다듬어 주지 않는 서로의 차가운 평화 때문에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린 채 차츰차츰 미쳐갈 것이다.
© 서 량 201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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