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김정기
한글로 조국이라고 쓰면
잉크자국이 종이위에 번져 나간다.
입속으로 조국을 발음하면
목구멍으로부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
3사단 연병장에 날리던 태극기
파크 애비뉴 56가에서 만날 때 마다
가슴이 뛴다.
논두렁에 풋콩이 여물고
달뜨는 저녁이면
냇가에서 버들피리 소리
조국의 숨소리로 들린다.
핏줄은 속일 수 없다고
거리에서 만나는 동포들
걸음걸이만 보아도 낯 익어
눈이 부시다.
강원도 한탄강 강물에 비추인 조국이여
그 맑음이여
영원한 그리움이여.
당신이 나를 버려도
나는 祖國을 버리지 못한다.
© 김정기 201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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