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보내기
-- 우주 우체국에서
김종란
네가 내 눈 앞에 없다는 것 우주 어느 곳에 있다는 것이지
우주 어느 곳 명상도 하고 깨끗하게 방도 청소 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단지 내 눈에는 네가 보이지 않아
빛으로 반짝이며 깜깜한 곳에서도 살아 있겠지만 네가 보이지 않아
전화도 이메일도 가 닿겠지만 손으로 만질 수 없다는 것
우주 어느 곳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지
열중하여 보이지 않고 오랜 동안 볼 수 없는 네 어깨를 치며 깔깔거리며
웃을 수 없는 것이지 우주 한 귀퉁이를 떠메고 잠잠이 너는 가고 있지
우주로 소포를 보내 배달 되기를 네가 나를 열심히 찾았을 때처럼
우주 속으로 조그만 소포를 보내
나를 보낼 수 없어 하늘을 배회하는 잠자리와 처음 핀 코스모스를
© 김종란 201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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