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사는 집
김종란
우회 하며 그 짧은 길을
모르는 집처럼
페니와 쿼터를 세면서 백불짜리 종이를
세면서
오늘은 그만 지나친다
백일홍 한송이 손에 쥐고 바라보며
튼 입술 복분자술로 적신다
얕은 개울물 가파르게 흐르며
마음은 그곳을 넘본다
나의 생각하는 열쇠가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
문이 덜커덩 열린 데도 아니다
만나기 원하는 것을 만난다면
그것은 네가 아니다
마음이 가 닿지도 발길이 가 닿지도
아이러니도 가 닿지 않아
멱살 잡고 뒤 흔들고 싶어하는 두 손 감추고
오늘은 너에게 가야 한다고
그 짧은 길을 우회한다
© 김종란 201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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