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에 진주
김정기
몸 안에서 뜨거운 진주
서 말쯤 쏟아내고
박물관 앞뜰에 혼자 앉아서
낯선 하늘을 본다.
그물망 친 손마디에
바람 가락지 끼고
끓어오르는 것들을 집는다.
“나는 괜찮아!”라는
마지막 말을 이마에 새기고
아직도 내 안에 있는
새로운 새벽을 기다리며
쉬어 가려고 손을 편다
몸 안에 진주가 잉태되어
다시 서 말이 될 때
황홀한 분만을 기다리면서
끝없이 타 올라
당신의 손을 잡으러
가만 가만히 일어서리.
© 김정기 20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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