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노란 화살표 / 최양숙

서 량 2010. 7. 20. 04:35

 

노란 화살표

 

         최양숙

 

싼티아고 가는

별이 쏟아지는 들판의 작은 돌마다

빛의 비늘이 새겨놓은 노란 화살표*

 

돌아오지 못한 야고보의 발자욱을

다시 걷는 시간의 순례자

동행이 있어도 외로움을 걷는

홀로 태우는 붉은 노을길

 

가리비 껍질이 감싸안은

박힌 손바닥에

영혼을 내어걸고

길목마다 노란 꽃으로 그리스도

온전히 드리는 예배의

 

고요한 자연에 가식을 떨구고

유카리나무 숲에 심는 기도

새벽의 청향으로 퍼지고

치유와 희망은 빗방울에 스미어

사랑에 흠뻑 젖는 순례자의

 

노란 화살이 끝나는 세상의

야고보의 하늘을 품은

돌아오는 순례자의 언덕에서

다시 시작하는

생을 향한 순례길

 

 

 

* 스페인 북서부 지역의 도시, 싼티아고는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가 복음을

전파하고 순교한 많은 순례객들이 다녀가는 성지로 싼티아고 가는 길에는

순례객들을 위한 표식으로 노란화살표가 길목마다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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