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비슷한 시 두편 -고독에 대하여 / 황재광

서 량 2010. 4. 26. 01:56

 

고독 1

 

                 황재광

 

 

늦은 4월의 밤

온몸에 향수 뿌리고   만개한 라일락

이런 밤은 길지 않아서 고독이 나를 따라왔다

지하철 플레트 폼에서 지하철 객실 안에서

정거장 몇 곳을 지나 역사 밖으로 나와 한참

걸어서 돌아 온 연구실 안까지.

내 침상 모서리 까지

고독은 언제나 무임승차다

 

고독을 찾아 나서고 싶다

고독의 발원지로 가고 싶다

그곳에 여장을 풀고

긴 고독의 여독을 풀어주고 싶다.

 

고독을 정식으로 초대하고 싶다

이것은 예절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경지를 의미할지도 모른다

고독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독 2

 

오늘도 고독이 나를 따라왔다. 지하철 플레트 폼에서 지하철 객실안에서

몇 정거장 지나 역사 밖으로 나와 한참 걸어서 돌아 온 연구실 안까지.

나 지금까지 고독을 사랑한 적이 없으므로

정식으로 초대한 일 없으니

나를 좋아하는 고독의 고향이 궁금하다

고독을 찾아 나서고 싶다

고독을 정식으로 초대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면

고독이 사라질 것이니

고독의 뒤를 밟는다

고독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산기슭 버섯처럼 옹기 종기 돋아난 사람사는 집들의

둥근 풀잎 지붕들 아침안개에 볼 부비는

고독의 발원지

그곳에 여장을 풀고 고독의 여독을 풀어주고 싶다.

밤이 너무 컴컴한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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