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나무 / 최덕희

서 량 2010. 3. 6. 03:25

 나무

        최덕희

 

나무는 팔이 짧아

밑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푸름으로 얼기설기 지붕을 엮어

수직으로 꽂히는

빛줄기를 따돌리고

아직 어깨 펴지 못한 아이들을

아름씩 품었다

바람이 몰고 나라의 이야기

빗소리에 묻어오는 비릿한 갯내음

나무 등걸 타고 어둠이 내리면

한 세계가 고요히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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