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거짓말 / 김형오

서 량 2010. 2. 27. 09:25

 

거짓말

 

        김형오

 

내리다 말다 이런 날엔

우리 무릎 꿇고 마주 않아

아파야 있네

 

달려와 부지직부지직

시퍼런 부지깽이로 가슴팍을 뚫고

깊이 박히는

눈이여 불씨여

 

철없이 가두어 키우다

등까지 까맣게 태워버리는

몹쓸 돌림병일지라도 

                         

한쪽은 건졌다 믿었음에 이젠

거짓말을 지어내

저쪽이쪽 둘러대면서

 

위에 솔솔 쌓이는

깜박 길을 묻어놓고

머리 들어 마주 보며

이기도록 아프게

거짓말 하나 키워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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