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대나무 꽃 / 최양숙

서 량 2010. 3. 16. 05:50

 

대나무 꽃

 

      최양숙

              

손가락 마디에 걸린 털실

대바늘에 감아서

이제는 흐려진 눈으로

무늬를 넣는다

겉뜨기 줄에  바람이 일고

안뜨기 줄에  고요가 앉는다

 

매끈히 솟은 대나무는

속을 비워 단단한 나무

마디마디 매듭진

숨결

겨울 추위를 견딜

무성해진 댓잎이 내는

사철 푸른 소리 

 

풀었다 뜨는 털실은

옷을 만들어도

다시 없는

어머니의 세월

일곱 자식의 가슴에

무늬를 넣는다

백년을 기다렸다 피는

대나무 *

 

* 대나무는 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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