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을 운전한다
다른 차들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네
구름이 하늘을 줄달음치는 묵음(默音),
천지사방은 벙어리, 혹시 나는
장님일지도 몰라
새 한 마리 피겨스케이팅 하듯
궁둥이를 뒤로 빼고 사각사각 뒷걸음치네
찬바람이 내 앞섶에 부푼다
"차라리 그게 좋을지 몰라요,"
라고 당신은 대꾸한다
낯선 곳에 차를 주차한다 내가 이처럼
한적한 장소에 오게 된 연유를 잊어버렸네
내 사납고 달콤한 꿈자리에 드디어
진눈깨비가 내리는구나
진눈깨비가 내 이마와 어깨와
등허리를 사뿐사뿐 마사지하는구나
애국가를 부르는 표정으로
유행가나 부를까나, 따가운 물줄기가
뺨이며 입술로 쏟아지는 샤워장에서처럼
새벽에 꾼 꿈이 전혀 기억나지 않네
부드러운 당신 손이 내 뇌를 토닥거리는데
© 서 량 201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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