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하나 제대로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우리들이야
나 이제는 겨울과 놀아야겠어, 진짜
아무래도 옷을 켜켜이 껴입는
그 비장한 기법을 익혀야 되겠네
여름이면 덥다고 함부로
옷이란 옷을 다 벗어 던지고
꽃게처럼 새빨간 등을 요에 대고
진실을 외면한 채
코를 고는 그 못된 잠버릇을 어찌하나
겨울이면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었을망정
오들오들 떨려요
진실이 다 무슨 소용이 있어요
황진이처럼 따스하게, 겨울과 함께
나도 놀고 싶어요 실컷
겨울바람을 칼 바람이라고 누가 말했나요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겨울이지만, 겨울이면
겨울마다 당신은 왜 상처 투성이가 되나요 왜, 왜
나도 까칠한 겨울 바람 휘몰이에 익숙해지고 싶은데
옆구리로 콜록콜록 기침하는
우리 겨울사랑일랑 어찌하나요 이제 와서, 진짜
© 서 량 201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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