嚴冬雪寒
김정기
하늘과 땅이 길을 내 주지 않고 몸을 사린다.
뿌리에서 토해내는 숨도 모두 막는다.
아무것도 아닌 세상자랑도
강이 풀리면 말을 시작하겠다는 맹세도
凍土를 끌어 목까지 덮는 허우적거림도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바람막이가 된다.
嚴冬雪寒에도
칼칼한 바람 맞으며 난초 잎 같이
솟는 젊은 시인들, 팽팽하게 조인 흙 딛고
무섭게 일어서고 있다
그래도 내 품속엔 얼지 않은 것이
둥글게 커가고 있음을
당신이 아시면 된다.
© 김정기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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