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엄동설한 / 김정기

서 량 2022. 12. 11. 21:01

 

嚴冬雪寒

 

     김정기 

 

하늘과 땅이 길을 내 주지 않고 몸을 사린다.

뿌리에서 토해내는 숨도 모두 막는다.

 

아무것도 아닌 세상자랑도

강이 풀리면 말을 시작하겠다는 맹세도

凍土를 끌어 목까지 덮는 허우적거림도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바람막이가 된다.

 

嚴冬雪寒에도

칼칼한 바람 맞으며 난초 잎 같이

솟는 젊은 시인들, 팽팽하게 조인 흙 딛고

무섭게 일어서고 있다

 

그래도 내 품속엔 얼지 않은 것이

둥글게 커가고 있음을 

당신이 아시면 된다.

 

© 김정기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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