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겨울아침 / 김정기

서 량 2022. 12. 11. 19:37

 

겨울아침

 

     김정기 

 

서로 잡아당기고 있는 물살이

손을 놓고 공중을 바라보는데

아득한 것들이 돌아와 한자리에 앉는

안온함이 열리는 창안에 가득하다

 

서리 내린 언덕을 올라가

지난밤 촛불 밑에서 쓴 편지를 부친다

가벼운 코트와 걷고 있는 것도

죄스러운 겨울 아침에

청솔가지에 앉은 싸락눈이 눈빛을

환하게 마주 본다

 

다시는 봄을 잉태 하지 못할 듯

깊은 잠을 깨우는 새소리는 완강해 

지구의 자궁 안에서 새것들이 태동하는 소리

또렷하게 들린다

 

© 김정기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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