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포장의 기술 / 김종란

서 량 2022. 12. 8. 20:29

 

포장의 기술

 

                      김종란

 

두 입술의 포장, 잠시 멈추시면 형광 빛으로 포장해드립니다

두 눈의 포장은 날고기 빛으로 해드리겠습니다 잠시 감으세요

비린내 나는 곳에서 살게 해드리겠습니다 머무르세요 태엽을

감아드리겠습니다

비릿한 것이 좋아 단숨에 포장되는 기분 어떠십니까  그는

불을 맞았습니다 불이 활활 타고 있습니다

불 타오르는 그는 바비돌 케이스에 들어갔습니다 투명하게

바라봅니다 

포장되었습니다 명세서와 인증이 붙여집니다 봉인 되어서

납품일을 기다립니다 (재고창고가 붐빈다는 소문)

 

© 김종란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