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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란
길
조용하다 흑백의 나무들과 잡목 숲 사이로
길은 완만하게 구부러져 있다
흰 길이다
나무들은 두텁고 부드러운 질감이다
고개를 갸웃하며
낯익은 그 길을 들여다본다
온밤 지나 새벽녘 지나
아침으로 찍혀 나오는 회색 안개 묻힌 얼굴들
어깨를 부딪힐 때도 모호하게 일별하며 잘라지는
따뜻한 흰 모래일까 바짝 다가선 길
인쇄되면서 길은 희게 반짝인다
© 김종란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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