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자각몽* / 송 진

서 량 2009. 10. 17. 03:04

 

 

자각몽*

 

                         송 진                                           

 

평범한 일상이 낯설 때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

스핑크스의 낯선 숨결이

인디아나 존스의 동굴 끝 골방의

자물통 속으로 스며들면

 

낡은 시간들을 껴입은 채 단정히 삭아가는 문짝

불가마 속에서 식은 땀을 흘리는 파아란 봄

초승달의 허리를 한사코 껴안고자 안간힘 쓰는 구름

제 살인지조차 모르고 도려낸 환부에서 자라는 개망초

동지 팟죽 일곱 그릇을 먹고 죽은 머슴의 행복한 미소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를 싹싹 빌어대는 파리떼

 

거기엔 아무것도 없다

 

아주 오래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관 속에는 희미한 뼈 몇 조각

심장이 멎고도 손톱 발톱 머리칼이 자라더니

나무뿌리들이 다가와 허기 채우고

그 뼈들 잘 구워져 다시 자양분 되기도 하는

 

열심히 연습하면 좀 더 마음에 드는 꿈 꿀 수 있을까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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