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달걀 깨기2 / 김정기

서 량 2022. 12. 1. 19:12

 

달걀 깨기2

 

                             김정기

 

토요일 아침 달걀을 깬다.

둘이 부딪치면 하나만 금이 간다.

둘의 싸움에서 한쪽만 부서지는 세상

사람들 같다.

 

먼 바다로 돌아가는 물살은 급해서

햇살을 앗아가는데

결국 하나 남은 성한 달걀은 이긴 것 같았지만

싱크대 모서리에 소리 내며 깨져서

피 흘리게 마련이다.

 

들창 너머 후미진 곳에 어두움을 만들던

여름도 서서이며 늪지를 감돌고

토요일마다 달걀을 깨는 손 끝에 맺히는 울음

 

© 김정기 200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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