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게
김정기
나뭇잎에 가려 들리지 않던
먼 기적 소리 기침에 묻어
토해내는 맑은 울음
그대에게 가네
닿기만 하면 물이 되어
썩는 육신 씻어
첫 새벽 흔적 없이
잎 떨군 나무 가지에
올려놓는 바다
돌아오지 못할 항해에
배를 돌리는 11월
고요한 것이 꿈틀대며
세상을 덮는 황홀을
오후 네 시의 어두움을 만지며
朱黃볕 한 가닥 눈에 넣어
갈대 한 잎에 고인 이슬 되네
© 김정기 20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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