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이 하늘을 새떼처럼 후루룩
훨훨 날아다니는 걸 보았니? 텍사스에
움푹 파인 커다란 운성의
흔적이며 바삭바삭한
고대 그리스 신전 기둥보다 우람한
우주의 척추 같은 거, 여의도 광장
정도 크기로다가 먼지 덩어리가
풀썩거리며 엉망진창으로 날뛰는, 그런
화려한 화염을 상상해 보았니?
시간의 말발굽을 훌쩍 뛰어넘는
캄캄한 우주의 체온
캄캄한 우주의 미열 때문에
당신이 콜록콜록 기침 하는 잿더미, 그런
지끈둥 하늘을 뚫던 불길의 무덤을 살펴본 적이 있니?
이제 누구도 만질 수 없는 시간의 그림자가 몰래
숨을 몰아 쉬는 휴화산 밑 둥지에, 하릴없이
홀로 홀가분히 서서 말이지
© 서 량 2009.06.20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해변과 보름달* (0) | 2009.06.24 |
---|---|
|詩| 해변의 꽃 (0) | 2009.06.23 |
|詩| 꽃과 바람과 달과** (0) | 2009.06.12 |
|詩| 별 몇 개 (0) | 2009.06.11 |
|詩| 밤에 쏟아지는 비* (0) | 2009.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