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해변과 보름달*

서 량 2009. 6. 24. 20:36

       

      강물이 벌판에 과묵하게
      선(線)을 긋는 사이에 바다는
      천근만근 육중한 입체감으로
      지구를 제압한다네

       

      바다와 강물은 어디쯤에서 합세를 했는지

       

      파도가 흰 이빨을 들어내고 헤프게
      헤프게 웃으며 해변을 파고드는 모습이
      눈 간지러운 잔상으로 남는다네
      저 요란한 파도 소리마저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 참 이상하지

       

      보름달이 수평선 건너
      생일파티 풍선인양 둥실 두둥실
      떠오르는 지금쯤이 바다가 철부지
      어린애로 변하는 바로 그 순간이라네


      © 서 량 200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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