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도어납(doorknob)

서 량 2009. 6. 16. 21:44

       

      등뼈가 고집으로 꽉 차 있다
      직립자세로 먼데를 바라보다가
      생각이라도 난 듯 코 앞에 지렁이

      콕콕 쪼아 먹고
      총총 뛰어가는 파랑새

      미끈한 등뼈를 보라니까
      완전 고집 투성이야

       

      대문을 밀고 단정하게 들어서는 파랑새

       

      문이 감당하는 엄청난 중력이 골고루 잘
      분포가 되지 않아서
      급기야 문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돌쩌귀 하나가 느슨하게 벌어져 있다 해도
      그쪽을 영차! 하고 들어올려 문의 아귀를
      그때그때 잘 맞추면 돼, 괜찮아

       

      심장이 콩콩 뛰는 파랑새

      당신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밀었다 끌었다 하는
      도어납, 고르게 숨을 쉬면서

      쉴새 없이
      달가닥달가닥하는 도어납

       

      *문 손잡이


      © 서 량 2006.08.21

      -- 세 번째 시집 <푸른 절벽>(도서출판 황금알, 2007)에서

      시집 소개: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1601444&orderClick=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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