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가 고집으로 꽉 차 있다
직립자세로 먼데를 바라보다가
생각이라도 난 듯 코 앞에 지렁이
콕콕 쪼아 먹고
총총 뛰어가는 파랑새
미끈한 등뼈를 보라니까
완전 고집 투성이야
대문을 밀고 단정하게 들어서는 파랑새
문이 감당하는 엄청난 중력이 골고루 잘
분포가 되지 않아서
급기야 문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돌쩌귀 하나가 느슨하게 벌어져 있다 해도
그쪽을 영차! 하고 들어올려 문의 아귀를
그때그때 잘 맞추면 돼, 괜찮아
심장이 콩콩 뛰는 파랑새
당신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밀었다 끌었다 하는
도어납, 고르게 숨을 쉬면서
쉴새 없이
달가닥달가닥하는 도어납
*문 손잡이
© 서 량 2006.08.21
-- 세 번째 시집 <푸른 절벽>(도서출판 황금알, 200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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