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어리가 몽실몽실하다니
세차지도 않은 물살에 씻기고 씻겨
표피가 아주 보들보들해졌다는 게
정말이었구나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시냇물은 알레그로, 재빠른 협화음의
단단한 행진이다 유유한 낙화유수인지도,
명분이 뚜렷한 군인들의 씩씩한 발자취인지도 몰라
우리 가슴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덜컥거리는
몽돌, 어디를 봐도 뾰족한 구석 하나 없는
이건 우리의 야망이 때를 완전히 벗은 모습이구나
속이 환히 다 들여다보이는 물길 속에서
마음 놓고 물장난하는 몽돌들이란
* 오래 개울을 굴러다니다가 귀퉁이가 닳아 동글동글 해 진 돌이라는 뜻의
경상도 시골 사투리
© 서 량 2009.07.03
-- 월간 시지 <우리詩> 2009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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