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산뜻한 절망

서 량 2009. 4. 7. 21:01

       

      깔끔한 마무리로
      혼절하는 색채감으로
      막말을 하고 싶었지 함부로
      그날만큼은 답답증을 벗어나려고 희희낙락
      쑥스러운 작태를 보여주고 싶었지 정말 함부로
      전혀 지성인답지 못하게 전혀 남은 것 하나 없이

       

      죽음 또한 광활한 기쁨이다
      빗물이 고인 거무칙칙한 웅덩이에서
      살금살금 피어나는 안개의 몸부림이다
      죽음은 열대의 숲을 울리는 커다란 개구리 합창이거나
      웅덩이를 오른쪽 발로 철버덕 발길질하는 재미,
      또는 서로 서서히 흉측하게 접근하며
      가여운 물길들이 모이는 희열이다

       

      당신의 뜨거운 자포자기는 얼마나 아름다운 색채감인지

       


      © 서 량 200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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