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약간 기미가 낀
달님이 훌쩍훌쩍 울고 있어요
달님은 평소에 말 수가 적다던데
달님이 눈물을 흘릴 때마다
당신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비밀의 산정호수에 동그란 물살의 파문이 일어난다던데
비밀의 산정호수에 사방으로 흩어지는 황금 빛 메아리는
달님 비단결 머리칼이 갈갈이 풀어지다가 다시 얽히는
알록달록한 비누방울의 울렁거림이라던데
훅! 하면 금방 터질 것 같은
달님은 땅속 깊이 차가운 지하수에 한참 몸을 담고 지내다가
가끔씩 호수 위로 고개를 쑥쑥 내밀며 자맥질하며
아무런 말도 없이 밤이슬을 껴안고 눈물을 흘린대요
그럴 때마다 달님의 국화 빛 얼굴 빛이란
보면 볼 수록 활짝 웃는 모습이래요
© 서 량 2009.04.10
[음악: 클라리넷 이중주: 'Sunrise, Sunset' from Fiddler on the Roof
First Clarinet-서 량; Second Clarinet-서 량 (dubbing) 연주 시간: 1분 5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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