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달님의 눈물

서 량 2009. 4. 11. 09:50

       

      얼굴에 약간 기미가 낀
      달님이 훌쩍훌쩍 울고 있어요

       

      달님은 평소에 말 수가 적다던데
      달님이 눈물을 흘릴 때마다
      당신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비밀의 산정호수에 동그란 물살의 파문이 일어난다던데
      비밀의 산정호수에 사방으로 흩어지는 황금 빛 메아리는
      달님 비단결 머리칼이 갈갈이 풀어지다가 다시 얽히는
      알록달록한 비누방울의 울렁거림이라던데
      훅! 하면 금방 터질 것 같은

       

      달님은 땅속 깊이 차가운 지하수에 한참 몸을 담고 지내다가
      가끔씩 호수 위로 고개를 쑥쑥 내밀며 자맥질하며
      아무런 말도 없이 밤이슬을 껴안고 눈물을 흘린대요

      그럴 때마다 달님의 국화 빛 얼굴 빛이란

      보면 볼 수록 활짝 웃는 모습이래요

       
      © 서 량 2009.04.10 

      [음악: 클라리넷 이중주: 'Sunrise, Sunset' from Fiddler on the Roof

      First Clarinet-서 량; Second Clarinet-서 량 (dubbing)  연주 시간: 1분 5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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