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장님과 귀머거리

서 량 2009. 3. 5. 16:12

      골이 울리고 

      등뼈가 울리고 허벅지며
      영혼마저 울립니다 그건
      지축이 흔들리는 때문이야
      파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썰물도
      파르스름한 썰물도 아주 멀리 사리지고
      썰렁한 바위 몇몇 부끄러운 전신을 들어낸 해변에
      칙칙한 등때기의 게들이 옆으로 막무가내로 달려갑니다
      모래알이 술렁이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였나요
      구름들이 등일랑 땅 쪽으로 배는 은하수 쪽을 항하여
      괴이한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파도 소리 또한 점점 더 커지다 커지다가
      제풀에 밑으로 밑 쪽으로 우르르 무너지고
      당신과 내 고막이 슬로 모션으로 터지고 난 후
      전 우주가 다시 묵상을 시작합니다
      아주아주 평온한 영혼이지요
      이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어


      © 서 량 2009.03.05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수탉은 왜 길게 우는가  (0) 2009.03.27
|詩| 주름살  (0) 2009.03.20
|詩| 목 속의 장작불  (0) 2009.03.03
|詩| 소란스런 대웅전**  (0) 2009.02.25
|詩| 종이배와 보름달  (0) 2009.02.10